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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순음검사와 어음검사만으로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의사소통 능력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왜냐하면 검사실(test room)에서 이루어지는 위의 검사들은 일상 대화 환경처럼 소음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대화의 내용을 예측하여 반응할 수 있는 문맥 정보가 포함된 문장검사가 아니라 단어 위주의 검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어 위주의 어음 검사는 자극의
'음향-음성적 정보(acoustic-phonetic information)'에 의존하여 반응하게 되는데, 일상생활에서의 대화는 오히려
'문맥-상황적 측면의 정보(context-situational information)'를 더 많이 이용하게 된다.
일상생활과 비슷한 조건에서 문장 이해도를 검사할 수 있는 방법이 외국에서는 이미 1977년에 Kalikow, Stevens & Elliott에 의해
'소음 속에서의 어음인지도(speech perception in noise, SPIN)'라는 이름의 검사도구가 개발되었다.1) 이 검사는 신호 대 잡음비(signal to noise Ratio, SNR)를 인위적으로 조작하여 일상생활과 유사하게 조작한 환경에서
'예측도가 낮은 문장(low predictability, LP)'과 '예측도가 높은 문장(high predictability,
HP)'의 목표어음 이해도(percentage correct, %)를 측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LP 문항은 문맥단서가 없는 문장으로 표적단어에 대한 성취가 주로 음향신호의 상향식 처리과정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며, HP 문항은 문장 내에 존재하는
2~3개의 의미/구조적 문맥단서(semantic/syntactic contextual clues)를 이용하여서 표적단어에 대한 인지를 하향식 처리과정으로 함을 의미한다.
SPIN 검사와 관련하여 그 이론적 정립과 임상적인 유용성이 다각적 측면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면서 발전되어 왔는데, 몇몇 흥미로운 연구들은 다음과 같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 연구(Schum & Matthews, 1992)에서는
60~78세의 난청인들의 18%가 HP 문장의 문맥(context)을 기대했던 것만큼 사용하지 못했다는 결과를 보였고,2) Newman et al.(1994)은 청력손실이 있으면서 이명(tinnitus)이 있거나 없는 성인 환자를 검사한 결과, 이명이 있는 그룹에서 LP 수행도가 더 낮음을 발견하였다. 또 다른 Klein et al.(1990)의 연구에서는 청력민감도가 SPIN의 LP 항목뿐만 아니라, HP의 수행도에 있어서 주요인일 것이라고 보고하였다.3)
최초의 SPIN 검사는 정상인을 대상으로 실시하여 통계적 균형을 이루었으나, Bilger(1984)는 SPIN 검사의 10개 목록을 이용하여 난청인을 대상으로 다른 결과를 보고하였다.4) 즉, 나이 든 그룹에서 10개의 목록 모두에서 균형적 수행을 발견하지 못하여, 문항분석을 실시하였고 원래의 SPIN 문장을 유지시키는 8개의 균형목록을 개발하여 Speech Perception In Noise-Revised(SPIN-R)이라 명명하였다.
우리 나라에서도 김진숙·배소영·이정학(2000)에 의해 한국어 음의 특성을 고려하여
'KSPIN(Korean Speech Perception In Noise)'이라는 이름으로 문장검사목록이 개발되었다.5) KSPIN은 대화에 자주 출현하는 단어들로 구성된 친근성, 문장 내 음소들이 서로 다른 부동성, 상용어음 및 문장의 표준적 견본이 되는 대표성, 검사표에 구성된 문장 집단간의 음소 및 난이도의 동질성이 구현된 문장검사목록을 구하고자 6단계의 작업을 하였다. 검사결과, KSPIN 검사의 모태가 되었던 Kalikow(1977)의 SPIN 검사결과 비교에서 SNR의 변경상태에 따라서는 결과가 일치하였으나, HP 문장과 LP 문장 간에는 두 논문에서 불일치를 보였다.5) 즉 Kalikow의 논문에서는 HP 문장의 이해도가 높아 HP와 LP의 이해도에 명확한 분리가 있었던 반면, 우리 나라의 논문에서는 HP 문항과 LP 문항간에 분리가 나타나지 않았다.
저자들은 이러한 불일치를 여러 요인들로 추정하면서 후속연구를 제안하였고, 본 연구는 KSPIN의 저자들의 제안 중에서 HP와 LP에 해당하는 표적단어의 예측도와 각 문장의 음소들이 대표성(representation)을 잘 나타내는지에 대한 검증작업을 통하여, 새로운 검사목록을 개발하는데 있다. 그리고 수정된 목록으로 일상생활과 유사한 환경에서 청자(聽者)의 어음 이해능력을 예측할 때, 문맥적 단서(contextual clues)와 SNR의 영향을 평가하여 임상적 응용 가능성을 알아보는데 있다.
연구방법
다음의 여러 단계들을 거쳐서, KSPIN의 표적단어의 예측도를 검증하였고, 수정·보강된 목록을 구하고자 하였다. 새로 작성된 목록을 이용하여 다양한 SNR 조건에서 실험하였다.
KSPIN 표적단어의 예측도 검증
기존에 개발된 KSPIN의 LP 문장과 HP 문장의 표적단어가 그에 합당한 예측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하여, 20대 정상 성인 남녀 20명을 대상(남 2명, 여 18명. 평균연령;24.3세. 연령범위;21.8~29.9세)으로 녹음자료를 듣고 표적단어를 적도록 하였다.
HP 문항과 LP 문항을 구분해서 분석하였고, 그 결과 120개의 HP 문항 중에 50% 이상의 정답률을 보인 문항 수는 60개, LP 문항에서는 5%이상의 정답률을 보인 문항은 6문항이었고, 그 중에 35% 이상의 정답률을 보인 문항이 4개였다. 한편, 목록 3의 20번 LP 문항은 제시문장과 질문이 불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예측도(predictability)에 문제가 있는 총 67개의 문장들을 수정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KSPIN 개발 당시의 단어선정 과정과 문장자료의 구성 절차를 보존하기 위하여 단어와 목록 자체는 그대로 유지시키면서 문장의 난이도를 조정할 수 있도록 문장과 질문만 수정하는 방법을 택하였다.
문항의 예측도 수정작업
총 67개의 문장(HP 문장 60개, LP 문장 7개)의 수정에 있어서는 KSPIN 개발 당시의 문장의 길이동질성(length homogeneity) 조건이었던
4~7 어절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하였고, HP 문장에 대해서 역시 표적단어를 예측할 수 있도록 단서낱말(cued word)의 수도
2~3개가 포함되도록 하였다. 그렇게 수정된 문장들은 다시 청각학과 언어병리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생 2명에 의하여 점검토록 하였다. 그 결과 수정된 67개 문장 중 9개의 문장에서 예측도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여, 다시 9개의 문장에 대해서만 5명의 대학원생에 의해서 본인이 직접 읽고 빈칸에 단어를 기록하는 방법(paper and pencil test)으로 예측도 검증을 실시하였다. 검증 후 100%의 이해도를 확보한 5개의 문장은 질문과 문장을 약간만 수정하기로 하였고, 나머지 4문장에 대해서는 표적단어 자체를 교체하기로 결정하였다. 표적단어 자체를 교체하는 4개의 문장에 대해 교체될 단어를 선정하는데 있어 KSPIN 개발시의 단어목록에서 재추출 하였다. 총 4개의 단어(의견→극장, 도장→안경, 세상→우산, 천막→모자)가 교체 되었고, 목록이 짝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문장으로는 8개가 수정되었다.
음소/음성적 균형(Phonemic/phonetic balance) 보강
상기의 과정을 통하여 새로운 목록이 정리되었으며, 이 목록의 문장들에 쓰인 자음과 모음의 출현 비율이 균형적으로 구성되었는지를 확인하였다. 여기서, 음소/ 음성적 균형(phoneme/phonetic balance)의 기준으로 삼은 자료는 진남택(1992)의
'한국어 음소의 기능 부담량과 음소연쇄에 관한 계량언어학적 연구'를 토대로 하였으며,6) 본 연구에 쓰인 문장들은
'문교부 고시 제 88-1 호(1988. 1. 19.)'의 표준어 규정 중 ‘표준 발음법’에 의거하여 소리나는 대로 전사 하였다(예:옛날에는 쌀이 없어서 보리밥을 많이 먹었다. → /옌나레는 싸리 업써서 보리바블 마니 머걷따/).7)8)
표준어 규정에 따라 음절머리(초성)에 올 수 있는 자음은 ㄱ, ㄲ, ㄴ, ㄷ, ㄸ, ㄹ, ㅁ, ㅃ, ㅃ, ㅅ, ㅆ, ㅇ, ㅈ, ㅉ, ㅊ, ㅋ, ㅌ, ㅍ, ㅎ의 19개, 음절 꼬리(종성) 자음은 7종성법을 적용하여 ㄴ, ㄹ, ㅇ, ㅁ, ㄷ, ㄱ, ㅂ이었으며, 음절 중간(음절핵)에 올 수 있는 모음은 ㅏ, ㅐ, ㅑ, ㅒ, ㅓ, , ㅕ, ㅖ, ㅗ, ㅘ, ㅙ, ㅚ, ㅛ, ㅜ, ㅝ, ㅞ, ㅟ, ㅠ, ㅡ, ㅢ, ㅣ의 총 21개로 단모음과 이중모음을 모두 포함하여 비교 분석하였다.
새로 고안된 문항들에서 자모음의 출현빈도를 세어, 진남택(1992)의 자료와 비교한 후, 음소의 비율에서 많은 차이가 나는 경우에는 문장에서 비교적 영향을 덜 끼치는 사람 이름이나 조사와 어미를 조정함으로써 음소의 균형을 맞췄다. 그리하여 최종적으로 새로운 검사목록이 작성이 되었는데, 여기에는 음절머리의 자음 수가 3,874개, 음절 중간의 모음 수가 3,874개, 마지막으로 음절 꼬리의 자음수가 1,351개로 총 9,099개의 음소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본 연구의 검사목록에서 사용된 자음과 모음의 출현 빈도 수는 Table 1과 같다. 그리고 음절머리에서 비교적 높은 비율을 나타낸 자음은 ㅇ, ㄴ, ㄱ, ㄹ, ㄷ, ㅅ, ㅎ, ㅁ, ㅈ의 순이었고, 그 외 자음을 비율 순으로 나열하면 ㅂ, ㄸ, ㅊ, ㅆ, ㄲ, ㅌ, ㅍ, ㅋ, ㅃ, ㅉ이다. 음절꼬리에서의 비율순위는 ㄴ, ㄹ, ㅇ, ㄷ, ㅁ, ㄱ, ㅂ 순이었으며, 모음의 비교적 높은 비율은 ㅏ, ㅣ, ㅡ, ㅗ, ㅓ, ㅜ, ㅐ, , ㅕ, ㅑ의 순서였으며, 나머지 모음은 ㅘ, ㅛ, ㅟ, ㅠ, ㅖ, ㅝ, ㅢ, ㅚ, ㅙ, ㅞ, ㅒ의 순으로 나타났다.
CD 제작과 정상인 검사를 통한 새로운 검사목록의 최종분석
CD 제작
이상을 통하여 수정 보완된 총 6개의 목록, 240개의 문항(LP문항 120개, HP문항 120개)으로 이루어진 본 연구의 검사목록을 전문녹음실(voicewiz)에 의뢰하여 2002년 1월에 표준어를 구사하는 남녀 전문 성우에 의해 총 2장의 CD가 제작되었다. 표준발음에 유의하기 위하여 각 문항 밑에 표준 발음법으로 전사한 문장을 낭독하도록 하였다. 제작은 스테레오 방식으로 1 트랙에는 문장자료를, 2 트랙에는 12명의 다화자 소음(babble noise)을 녹음하였는데, 다화자 소음은 기존의 KSPIN 당시의 음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정상인 검사를 통한 본 연구 검사목록의 최종분석
연구 대상
정상청력을 가진 만 20대 성인 남녀 25명(남 10명, 여 15명, 평균연령:26.6세, 연령범위:23.3~29.1세)을 대상자로 하였다. 정상청력은
250~4000 Hz의 주파수 범위에서 20 dBHL 이내의 청력역치로 5 dB 단위, 삽입형 이어폰을 사용하여 검사하였다. 대상자들의 성별, 연령 그리고 3분법에 의한 청력역치 평균과 표준편차 등을 나타내는데, 여자의 청력역치가 남자의 역치보다 좋음을 알 수 있다(Fig. 1).
검사장비
순음청력역치와 본 연구목록에 대한 음장(sound field) 검사를 위하여 한림대학교 부설 청각언어연구소의 방음실에서 청력검사기(GSI 61)와 스피커(Grason-Stadler loudspeaker)를 사용하였다. 검사장비의 보정은 2001년 12월에 이루어진 상태였다.
검사 및 분석 방법
검사 방법
대상자에게 검사의 방법을 구두 설명과 함께 3~4개의
문항으로 연습하였고, 문장을 들은 후 2음절 단어를
추측해서 쓰도록 하는 답안지를 배부하였다. 검사는 총 4단계의
SNR 즉, -5, -3, 0, 5 dB에서 실시하였고, 문장의 강도(the overall speech level)는 항상 80 dB SPL로 고정시켰으며, SNR은 다화자 소음의 강도로 조절하였다. 목록은 임의적으로 선택하여 제시하였으며, 목록은 항상 소음의 강도가 낮은 상황에서 소음의 강도가 높아 듣기 어려운 상황으로(즉, 5 dB SNR에서 -5 dB SNR로) 진행하였다. 피험자는 스피커로부터 1 m 거리와 0°azimuth의 위치에 준비된 책상에서 실험에 참가하였으며, 한 목록 당 시간은 9~10분 가량 소요되었다.
분석 방법
수집된 자료는 4단계의 SNR 조건과 성별에 따라서 HP와 LP 문항들에 대해 각각 문장이해도(%)에 차이가 있는지 평균비교를 하였다. 그리고 각 SNR 조건 내에서 소음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아짐에 따라서 HP와 LP 간에 차이가 있는지, 성별로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two-sample t-test를 실시하였다.
연구결과
전체 SNR 조건에 대한 문장 이해도(Intelligibility)
20명(남:10명, 여:10명, 여자 목소리 CD)의 피험자에 대해서 -5, -3, 0, 5 dB SNR의 4가지 조건에 따라 실험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조건(-5, -3, 0, 5 dB SNR)에 대한 HP와 LP의 문장이해도(%) 분석결과
각 조건에 대해서 SNR이 낮아짐에 따라서 평균적인 문장이해도는 HP와 LP 문항에서 순차적으로 떨어졌으며, HP의 수행도가 LP의 수행도 보다 항상 좋았다. HP의 경우, 5 dB SNR에서 98.75%로 가장 수행도가 우수했으며, -5 dB SNR는 63.75%로 가장 낮았다. 반면, LP의 경우에는 98.50%(5 dB SNR)에서 51.75%(-5 dB SNR)로 순차적으로 낮아지는 점수 패턴은 HP와 동일하나 좀 더 낮은 수행도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HP-LP difference는 -3 dB SNR에서 15.75로 최대로 나타났으며, 조건별 문장이해도는 Fig. 2와 같다.
피험자의 성별에 따른 HP, LP 비교결과
4가지 조건을 모두 통합한 상태에서 성별에 따라 HP와 LP를 비교한 결과, HP의 문장이해도는 89.4% (여자), 83.5%(남자)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며(p>0.05), LP의 문장이해도는 81.25%(여자), 76.65% (남자)로 역시 남녀 간에 차이가 없었다(p>0.05).
각 SNR 조건에 따른 HP vs LP 수행도
각 SNR 조건에 따른 HP와 LP의 수행도는 two-sample t-test 결과, 5 dB SNR 조건에서 전체적인 HP와 LP, 그리고 성별에 따른 HP와 LP에서 그룹간에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0 dB SNR 조건(p<0.05)과 -3 dB SNR 조건(p<0.001)에서는 전체적인 HP와 LP의 수행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었으나, 남녀간에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5 dB SNR 조건에서는 전체적인 HP와 LP의 수행도에서 유미의한 차이를 보였으며(p<0.05), 성별에 따른 HP의 수행도, 성별에 따른 LP의 수행도 모두에서 남자보다는 여자의 수행도가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p<0.05).
그리고 Fig. 3에서 알 수 있듯이 SNR 조건이 낮아질 수록 HP와 LP의 수행도에서 역시 순차적으로 낮은 수행도를 보였으며, 전반적으로 여자 피험자의 수행도가 우수하였다. 특히 남녀 간의 수행도 기울기(slope)를 살펴보면, -5 dB SNR 조건의 HP 수행도가 가장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으며, LP 역시 -5 dB SNR 조건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의 목적은 1) KSPIN의 HP와 LP 표적단어의 예측도(predictability)와 각 문장의 음소들이 대표성(representation)을 잘 나타내는지에 대한 검증과 새로운 검사목록의 개발, 2) 새로운 검사목록으로 일상생활과 유사한 환경에서 청자(聽者)의 어음 이해능력을 예측할 때, 문맥적 단서(contextual clues)와 SNR의 영향을 평가하여 임상적 응용 가능성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첫째, KSPIN의 표적단어에 대해 예측도와 음소의 대표성을 검증해 본 결과, 예측도에서 문제가 있는 67개의 문장을 수정하였다. 그리고 KSPIN에서는 음소의 대표성(representation)을 위하여
'음소분석'을 실시할 때, 음소의 출현 빈도수 측정과 한 문장 내에서 자음이 4회 이상 출현하는 문장을 제외 혹은 수정하는 방법을 채택하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빈도수 외에도 진남택(1992)의
'한국어 음소의 기능부담량'에 의거하여 음절머리, 음절꼬리, 모음의 비율을 맞춰 새로운 검사목록을 개발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둘째, 정상인을 대상으로 본 연구의 검사목록으로 문맥적 단서와 SNR에 대한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소음 환경에서 청자(聽者)의 어음 이해능력에 있어 문맥적 단서(contextual clues)의 영향은 단서가 있었던 HP문장의 수행도가 LP의 수행도보다 항상 높았고, HP-LP difference는 -3 dB SNR에서 최대를 나타내었다(Fig. 2). 이는 청자가 SPIN의 LP문장보다 HP문장을 더 잘 이해하였다(e.g., Bilger, 1984;Dirks, Bell, Rossman, & Kincaid, 1986;Elliott et al., 1983;Kalikow, Stevens, and Elliott, 1977)는 연구들과 일치하는 결과이다.1)4)9)10)
2) 4가지 조건(-5, -3, 0, 5 dB SNR)에서 신호 대 잡음비(Signal to Noise Ratio, SNR)의 영향을 살펴본 결과, 0, -3, -5 dB SNR에서 HP와 LP의 유의미한 분리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흥미로운 결과는 -5 dB SNR의 조건에서, 피험자의 성별에 따른 HP와 LP에서 여자의 수행도가 통계적으로 의미있게(p<0.05) 우수하였다. Klein et al.(1990)은 청력민감도가 SPIN의 LP 항목뿐만 아니라, HP의 수행도에 있어서 주요인 일 것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3) 이러한 결과가 Fig. 1에서 알 수 있듯이 청력민감도에 있어 여자의 역치가 더 낮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더욱 시끄러운 상황에서 여자의 집중도나 문맥 단서의 활용이 남자에 비해 더 뛰어난 것인지에 대한 것은 지속적인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하겠다.
그 외, 문장 이해도에 있어서 화자(Speaker)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의 목소리로 5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 본 결과, Fig. 4에서 보이는 것처럼 여자목소리에서의 수행도가 거의 모든 SNR 조건에서 우수하며, 심지어 여자목소리의 LP 수행도가 남자목소리의 HP 수행도 보다도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HP-LP difference는 여자목소리에서는 -3 dB SNR에서 최대를 나타낸 반면, 남자의 목소리에서는 0 dB SNR에서 최대로 나타났다. 이는 남자목소리로 실험을 실시했던 SPIN 논문과 SPIN-R의 0 dB SNR에서의 최대분리지점과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유사한 결과이다. 그리고 본 연구는 KSPIN과의 비교를 위하여 여자목소리 위주의 실험을 했기 때문에 수(數)적인 제한이 있었으므로 이러한 화자의 차이에 대한 연구를 제안하고 싶다. 이러한 화자의 차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아마도 여자와 남자 목소리의 기본주파수(F0)의 차이가 아닌가하고 추정이 된다. 남자의 기본주파수(약 125 Hz)는 여자(약 250 Hz)에 비해 두 배 정도가 낮음으로 인해 다화자 소음에 더 잘 차폐가 되어 문장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이러한 결과를 재활에 응용한다면, 초기의 재활단계에서는 난청인에게 남자 목소리로 얘기를 하는 것 보다 여자 목소리로 의사소통을 시도하는 것이 좀 더 유용할 수 있음을 암시하며, 더 높은 dB SNR의 HP 문항으로 시도하는 것이 난청인의 성취도와 동기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Kalikow, Stevens & Elliott(1977)의 연구에서는 0 dB SNR에서 약 50%의 HP와 LP 간에 이해도 차이를 보이면서 가장 큰 분리를 나타내었으나,1) 본 연구에서는 15.75%로 -3 dB SNR에서 가장 큰 차이를 나타내었다. 이러한 결과는 HP와 LP 문장의 분리가 SPIN 만큼 확실하게 나타나지는 않지만, KSPIN의 결과보다는 고무적인 것이다. HP와 LP의 문장분리가 잘 되지 않은 원인으로는 1) 문항의 구성에 있어, 언어간의 차이로 영어의 경우는 부가의문문이 없이 문장완성형(verbal auditory closure)이었으나, 한국어의 경우 문장종결은 항상 동사(verb)나 형용사(adjective)로 문장종결형을 사용할 수 없어 문장중간에 표적단어를 넣음으로 영문 SPIN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표적단어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김진숙·배소영·이정학(2000)이 지적한 바와 같이 부가의문문을 추가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LP 문장에 상당한 단서를 주었을 것으로 추정된다.5) 2) 12명의 다화자 소음 구성에 있어 영어와 한국어 소음간의 주파수 분포 차이, 3) 검사시 transducer의 차이- 즉, SPIN의 경우는 삽입형 이어폰을 사용했고, 본 연구에서는 스피커를 사용한 차이, 4) 화자의 목소리 차이 등을 들 수 있다. 일련의 이러한 과정들이 SPIN, KSPIN 그리고 본 연구목록의 HP와 LP의 분리정도에 차이를 있게 한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임상적 응용을 위한 후속연구를 제언하면 다음과 같다. 1) 난청인 인구에 대해서 검사를 시도하여 보청기로부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집단을 평가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한다. 왜냐하면, 소음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상적인 의사소통 상황과 유사하며, HP 문장의 이해도를 통해서 난청인의 문맥활용 능력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60세 이상이면서 정상청력을 가진 나이든 집단을 대상으로 HP와 LP 점수를 젊은 그룹과 비교하여 이러한 집단의 문맥활용도를 분석하여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노인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이들의 보청기와 기타 재활프로그램 적용시 성공확률을 추정할 수 있는 좋은 기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3) 구어의 이해에 있어서 뇌손상 환자들의 인지·기억처리(cognitive & memory processes)에 있어서 의심되는 결함 및 개선정도를 추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HP와 LP의 점수차이가 너무 적다면 중추청각처리 시스템을 의심할 수 있는데(Kalikow, Stevens, and Elliott,
1977),1) 물론, 거기에 필요한 적절한 피험자 집단에 대한 검사를 통해서 타당도와 신뢰도가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4) 다화자 소음에서 기존의 12명보다 더 적게 혹은 더 많게 조절하였을 때와 비교하거나, 다화자 소음외에 일상생활에서 쉽게 그리고 자주 접하는 다양한 환경 배경소음으로 대체하여 실험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소음의 위계체계를 구축하여 보조기기의 적응 프로그램으로 활용한다면 유용할 것이다. 5) 기존의 순음청력검사, 어음청취역치(SRT), 어음인지도(WRS)의 결과와 본 연구목록의 LP 점수와 어떤 상관이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LP는 음향신호의 상향식 처리과정에 의존하므로 위의 검사들과 비교를 해 본다면 기존의 검사로도 평상시의 문장처리능력을 예측할 수 있는 어떠한 단서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다양한 방면의 후속연구가 진행된다면, 이번 연구의 검사목록이 좀 더 신뢰성있고, 객관적인 문장검사로 임상적 응용가치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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